인간의 감각을 모방하는 '오감 인식 기술'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기계가 인간과 교감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 센서 기술이 차세대 유망 기술로 급부상하면서 특히 촉각·시각·청각·미각·후각의 '오감 인식 기술'은 이전과 다른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능형 음성 검색 기능을 갖춘 TV, 사용자의 시선에 따라 동영상이 중지되거나 재생되는 스마트폰, 소비자가 선호하는 커피 취향을 기억해 자동으로 추출해 주는 커피머신기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를 통해 IT기기는 인간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어떤 경험을 얻는지 스스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더욱 편리한 사용 방법을 권해 준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마치 인간과 인간이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을 연상케 해 기계가 인간과 교감을 시작하는 꿈의 시대를 현실로 앞당기고 있다.

TV, 인간과 대화하는 TV
다양한 분야에서 음성인식 기술이 각광을 받는 듯 하더니 얼마 전에는 단순한 음성인식을 뛰어넘어 인간과 대화까지 가능한 TV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LG전자의 2013년형 '시네마3D 스마트 TV'는 뛰어난 자연어 처리능력은 물론 LG TV만의 '나우온(Now On)'·'스마트 타임머신' 기능 등과 연동해 인간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지능형 음성 검색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지능형 음성검색 기능의 핵심은 일상적인 언어로 하는 명령어 인식이 가능한 'Q보이스 매직 리모컨'이다. 이는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베르니케' 기술이 적용된 Q보이스의 뛰어난 자연어 처리능력 덕분이다. Q보이스는 인간의 뇌처럼 음성인식을 통해 텍스트가 입력되면 해당 텍스트의 맥락과 일치하는 사항을 자체 구축한 데이터 베이스에서 찾고 '추론 확률 모델'을 통해 가장 적합한 답을 찾아내 자연스러운 문장 처리가 가능하다.

'나우온'은 지상파, 케이블 TV, IP TV 등 사용자가 연결한 모든 방송정보를 확인, 시청 가능한 콘텐츠를 한눈에 보여주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Q보이스 매직 리모컨'에 대고 "지금 재미있는 거 뭐해?"라고 물어보면 지금 방송 중인 프로그램을 시청률 순으로 보여주고 "로맨틱 코미디 찾아줘"라고 말하면 추천영화 목록을 찾아준다.

또한 '스마트 타임머신' 기능과 연동해 “이거 녹화해줘” 말 한마디면 별도 외장 메모리 없이 TV 내장 메모리를 사용해 TV 시청과 동시에 녹화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날씨 및 기초 상식에 대한 질문에는 TV 시청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우측 하단에 표시해 준다. "독도는 우리땅이지?"라는 질문에, "아무렴요. 반론의 여지가 없죠~"라는 센스 있는 답변을 내놓기도 한다.

스마트폰, 내 눈동자까지 읽어낸다
최신 IT기술의 격전지인 스마트폰 시장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얻는 총체적인 경험 UX(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가 화두다. 그 중에서도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시선이나 음성, 동작 등을 인식해 스마트폰을 편리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의 '옵티머스G프로'는 동영상 재생 중 사용자의 눈동자 위치에 따라 동영상 재생이 정지되거나 재생되는  '스마트 비디오' 기능을 선보였다. 눈을 감아도 카메라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동영상을 일시 정지한다.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가 눈동자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술이 기반이다. LG전자는 이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

또한 집에 두고 왔거나 휴대전화를 찾을 수 없을 때 문자메시지를 통해 휴대전화와 대화할 수 있는 '내 폰과의 대화' 기능의 독창적인 UX도 제공한다. 다른 휴대전화를 이용해 미리 설정한 이름과 비밀번호를 담은 문자를 보내면 스마트폰의 현재 위치와 일정, 미확인 문자메시지 등을 답신해 준다.

게임, 사용자의 얼굴을 알아보는 게임기
스마트폰, TV와 더불어 최신 기술이 각광받는 게임 업계에서는 사용자의 얼굴까지 인식하는 제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닌텐도의 3DS 전용 게임 '닌텐독스+캣츠'는 '닌텐도 3DS'의 안쪽 카메라로 사용자 얼굴을 인식한다. 게임 속 강아지와 고양이가 주인의 얼굴을 기억해 강아지를 향해 고개를 갸웃하면 강아지도 따라서 갸웃하고, 주인이 얼굴을 화면 가까이 대면 혀를 날름거리며 핥아주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동작인식게임기 '키넥트'는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악기 없이 음악을 연주하는 퍼포먼스, 회의 프레젠테이션은 물론 최근에는 키넥트가 군용 치료 장비로도 활용되고 있다.

커피머신기, 내 취향까지 기억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새로운 필수가전으로 떠오른 커피머신기 분야에서는 소비자의 개인 취향까지 기억하는 제품이 나왔다.

네스프레소의 캡슐커피머신 'U'는 머신에 터치 인터페이스 기술을 적용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커피의 양을 기억하여 리스트레토, 에스프레소, 룽고 등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자동으로 커피를 추출 해준다.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커피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머신에 장착된 물 탱크는 180도 회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소비자들의 생활 공간과 인테리어에 맞게 머신의 디자인을 변형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센서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최근의 인식 기능은 인간의 모든 감각을 갖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LG전자는 복잡하고 어려운 사용법이 아닌 편의성을 극대화한 진정한 스마트 기능을 꾸준히 선보여 본격적인 '오감 인식 기술'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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